무빙 / Moving : 7화 (2023) / 리뷰 / 줄거리 요약
이방인
비가 내리는 밤, 계도는 버스 안에서 숨을 몰아쉬었다. 핸들을 잡은 손이 떨렸고, "멈춰, 멈추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엔진 소리가 거칠게 울리며 차는 어둠 속으로 돌진했다. 타이어 마찰음이 날카롭게 귀를 찔렀다. "왜 내 아버지를…" 계도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프랭크가 앞에 서 있었고,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진천, 봉평, 나주," 주원이 나지막이 읊으며 다가왔다. "다 죽일 셈이었어?" 주원의 손이 프랭크의 멱살을 쥐었다. 격투 소리가 공기를 찢었다. "이거 다 네가 한 짓이냐?" 서류가 바닥에 떨어졌다. 프랭크가 영어로 뭐라 했지만, 주원은 "뭐, XX야?"라며 이를 악물었다. 두 사람의 숨소리가 뒤엉켰다.
한편, 미현은 남산돈까스 식당에서 접시를 내려놓았다. "학생, 왕돈까스 먹어," 그녀가 봉석에게 웃으며 말했다. 봉석은 "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 분이세요?" 미현이 프랭크에게 묻자 그가 "응,"이라 답했다. "아이오와?" 봉석이 조심스레 물었고, 프랭크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주변이 죄다 옥수수밭이었지." 대화가 잠시 따뜻해졌다. 하지만 문이 열리며 긴장감이 스며들었다. "다녀…" 봉석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미현이 "어서 오세요,"라며 맞았다.
학교 복도에서 희수는 "수업 시간에 뭐해?"라며 강훈에게 다가갔다. "너는?" 강훈이 되묻자, "체대 입시반이라 허락받았지,"라며 웃었다. "쪽팔려서 여기 있었던 거지?" 희수가 놀렸지만, 강훈은 "그렇지 않아,"라며 고개를 저었다. "네 안경, 깨끗하게 닦았어," 희수가 건넸다. "고마워," 강훈이 받아들며 "폭력은 멍청한 방법이야,"라는 희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환풍기 스위치를 켜며 둘은 서로를 마주 봤다.
밤이 깊어지자, 계도는 버스 정류장에 멈췄다. "죄송합니다, 오늘 운행은 더 이상 못 하겠습니다," 승객들에게 말했다. "뭐라는 거야, 지금!" 승객들이 따졌지만, 그는 문을 열었다. 차 밖에서 프랭크와 마주친 순간, "왜 내 아버지를 죽였어, 이 XX야!" 계도가 울부짖었다. 주원은 프랭크를 몰아붙이며 "너 목적이 뭐야?"라고 다그쳤다. "아이가 있냐고," 프랭크가 느릿하게 물었다. "정원고등학교 다니나?" 그 말이 주원의 가슴을 찔렀다. 숨소리가 무거워졌다.
미현은 집에서 봉석을 보며 "항상 핸드폰 충전 잊지 말고,"라고 당부했다. "엄마 전화하면 바로 받아," 그녀의 목소리가 단호했다. 봉석은 고개를 숙인 채 "집에서 공부하려고,"라며 방으로 들어갔다. 희수는 멀리서 "보고 싶었어,"라는 문자를 보냈고, 봉석은 "나도,"라며 미소 지었다. 창밖으로 첫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파이팅," 희수의 목소리가 메아리쳤고, 봉석은 가슴이 뛰었다. 어둠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가 얽히며 조용히 흘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