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 Buried Hearts : 3화 (2025) / 리뷰 / 줄거리 요약
숨을 죽였다. 어둠 속에서도 동주의 심장은 거칠게 뛰고 있었다. 밀폐된 공간, 차갑게 빛나는 서류 더미와 금고 앞에서 그는 주저했다. 눈앞에 놓인 금액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손끝이 떨렸다. 이 돈만 있다면 다시는 쫓기지 않아도 될까. 자신을 노리는 자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숨죽이며 살아가던 지난 시간과 이별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가 손을 뻗는 순간, 문득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윤서. 그녀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문 저편에서는 이미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동주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금고를 열었다. 사방에 깔린 감시 카메라의 붉은 불빛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뒤늦게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시간이 부족했다. 손에 닿는 돈다발을 가방에 쓸어 담았다. 그리고 빠져나갈 방법을 고민하기도 전에 문이 열렸다.
“거기 서.”
낯익은 목소리. 몸을 돌린 순간, 총구가 정면에서 겨누어졌다. 어둠 속에서도 강렬한 시선이 그를 꿰뚫고 있었다.
"네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동주는 상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도 네가 나한테 총을 겨눌 줄 몰랐어."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상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선택지는 없었다. 동주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순간, 불이 꺼졌다. 예상치 못한 정전. 그가 준비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틈을 이용해야만 했다. 바닥으로 몸을 낮춘 채 빠르게 움직였다. 총성이 귓가를 스쳤다.
가방을 움켜쥐고 그는 문을 향해 몸을 던졌다. 복도에는 이미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중에는 그를 잡으려는 이도, 도망쳐야 하는 이도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나뿐이었다. 2조 원을 훔친 남자. 그 이름이 영원히 남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그는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둠 속, 다시 시작되는 도망. 그리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 동주는 멈출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