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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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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isneyplus

 

밤이 깊어지며 빗소리가 거세졌다. 주원은 숨을 몰아쉬며 하수구 속을 헤맸다. 천둥소리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야, 거기 막혔어. 내려와라.” 그의 목소리가 재만을 향해 메아리쳤다. 재만은 어둠 속에서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잡히면 안 돼… 강훈이…” 주원은 눈썹을 찌푸렸다. “뭐라는 거야?” 재만이 다시 외쳤다. “강훈이!” 그 순간, 재만이 달려들며 주원을 벽으로 밀쳤다. 두 사람은 힘겨운 몸싸움을 벌였다. 주원의 신음이 터져 나오고, 재만의 기합이 어둠을 갈랐다.

 

 

위쪽에선 용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혼자 전경 한 중대를 박살 냈어. 자네가 잡아야 해.” 주원은 이를 악물었다. “출장은 불가합니다.” 용준이 웃었다. “일을 그만둘 거야? 자식 생각해.” 주원은 한숨을 삼키며 하수구 깊숙이 들어갔다. 재만을 찾아야 했다. 그때,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살려 주세요!” 주원이 고개를 돌렸다. “꼬마야!” 성우였다. 맨홀에 빠진 아이가 울부짖고 있었다. 주원은 망설이지 않았다. “괜찮아, 구해 줄게.”

 

재만도 그 소리를 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다 동시에 움직였다. 철근을 뜯으며 성우를 구하려 했다. “뒤로 물러나!” 주원이 외쳤고, 성우의 울음이 잦아들었다. 위에선 경찰들이 수색을 시작했다. “성우야!” 성우의 엄마가 흐느꼈다. 주원과 재만은 힘을 합쳐 철근을 뚫었다. 마침내 성우가 구출되자 주원은 숨을 골랐다. 용준이 다가왔다. “잡아 오랬더니 구해 왔네?” 주원이 대답했다. “집에 가고 있을 겁니다. 애한테 약속했대요.”

 

 

집으로 돌아온 재만은 문을 열자마자 강훈을 끌어안았다. “미안해…” 눈물이 목을 메웠다. 강훈이 말했다. “혼자 무서웠단 말이야.” 재만은 흐느끼며 반복했다. “아빠가 미안해.” 그때, 용준과 주원이 집 앞에 나타났다. 강훈이 소리쳤다. “아빠 데려가지 마!” 갑작스레 전경들이 쓰러졌다. 용준이 놀랐다. “저 아이가 이랬단 말이야?” 주원은 묵묵히 상황을 정리하며 떠날 준비를 했다.

 

주원은 희수와 함께 어딘가로 떠났다. “엄마가 사고 때 나를 보며 웃었어.” 희수의 말에 주원은 눈시울을 적셨다. “그래, 그랬구나.” 그는 희수를 먼저 보내고 홀로 남아 숨을 골랐다. 빗소리 속, 그날의 약속과 흔적이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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