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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를 위하여

disneyplus
출처 : disneyplus

 

사이렌 소리가 도시의 밤을 가른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 피로 얼룩진 거리를 지나 누군가가 황급히 뛰어간다. "사람들 너무해, XX!" 기호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불만을 토해낸다.

 

그의 옆에서 소룡이 냉정하게 중얼거린다.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 이건 완전 고의야." 한도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반박한다. "아닌데요." 하지만 기호는 분노를 참지 못한 채 책상을 내리친다. "지금 사무실을 박살 내고, 사람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는데, 이게 고의가 아니라는 거야?"

 

어둠 속에서 자동차 시동이 걸리고, 누군가 다급히 뛰어온다. "황 기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황 기자는 망설임 없이 차에 올라탄다. "빨리 타, 시간 없어." 문이 닫히고, 차량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형사는 젖은 바닥을 살피며 중얼거린다. "스프링클러까지 작동하지 않았다… 우연이라 하기엔 이상하지 않아?" 주변은 여전히 정적에 휩싸여 있다. 불길한 예감이 스며드는 순간, 한쪽에서 낮은 신음이 들려온다.

 

기자는 손전등을 켜고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폐허가 된 사무실 한쪽, 누군가가 벽에 기대어 있다. 희미한 불빛 속에서 피투성이가 된 얼굴이 드러난다. "…트리거." 마지막 힘을 짜내듯 나온 그 한마디에, 기자의 심장이 요동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었다.

밖에서는 여전히 사이렌이 울리고, 시야 저편에서 어둠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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