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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소룡

disneyplus
출처 : disneyplus

 

소룡은 어둠 속에서 조용히 움직였다.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그의 얼굴을 비추었고, 귓가에는 자신의 숨소리만 들렸다. 목표물은 가까웠다. 주머니 속에서 조심스레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확인했다. '10분 후, 후문에서.' 익숙한 번호였다.

 

그는 오래된 건물의 후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멘트 벽에는 습기가 가득 배어 있었고, 불빛 하나 없는 골목은 음습한 기운이 감돌았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소룡?" 작은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그는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오랜만이야."

 

그 앞에는 낯익은 얼굴이 서 있었다. 어두운 눈동자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한때 같은 길을 걸었던 동료였다. "이제 와서 무슨 일이야?" 소룡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상대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너, 아직도 그 사건을 파헤치고 있어?"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소룡은 대답하지 않았다. 상대는 한숨을 내쉬고 작은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이 안에 필요한 정보가 있어. 하지만 이걸 가지면 후퇴할 길은 없어." 그는 봉투를 받아 들었다. 안에는 몇 장의 사진과 낡은 USB 하나가 들어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소룡은 봉투를 열고 사진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그 속에는 예상치 못한 인물이 있었다. 믿었던 사람이었다. 그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USB를 노트북에 꽂았다. 파일을 열자 화면에 영상이 재생되었다. 거친 숨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명.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 "이걸 봤다면, 조심해. 넌 이미 타겟이야."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기운이 흘렀다. 순간 창문 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는 몸을 돌려 창문 너머를 응시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그도 사냥감이 되었다.

 

주먹을 꼭 쥔 소룡은 화면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이 영상이 세상에 알려지면, 거대한 비밀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그는 살아남아야 했다. 밖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폭풍이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폭풍 속으로, 그는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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