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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도심 한복판,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빠르게 울리는 추적기의 경고음이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한도와 기호는 팀장님의 마지막 신호가 잡힌 위치를 확인하며 골목길을 질주했다. "떴다! 형, 떴어요, 떴어!" 기호가 소리치자 한도의 얼굴에도 희미한 안도감이 스쳤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른 순간이었다.
오소룡의 행방이 묘연한 지 벌써 몇 시간.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로 지친 상태였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팀장님!" 한도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외쳤다. 응답이 없었다. 골목길 사이, 희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형, 어디 가요!" 기호가 소룡을 따라 좁은 문을 통과했다. 문 너머는 버려진 창고였다. 오래된 철제 선반들 사이로 한줄기 빛이 스며들었고, 그곳에 오소룡이 쓰러져 있었다.
"팀장님! 팀장님, 여기예요!" 한도가 다급히 외쳤다. 몸을 흔들어 깨우려 했지만, 소룡의 의식은 흐릿했다. 거친 숨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기호는 손을 덜덜 떨며 휴대폰을 꺼냈다. "119 불러야 될 거 같아요!" 하지만 소룡은 희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직... 끝이 아니야."
그 순간, 창고 문이 벌컥 열렸다. 발소리와 함께 익숙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조해원이었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네." 그의 눈빛에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한도와 기호는 반사적으로 자세를 낮추며 경계했다. 조해원의 손에는 무엇인가 반짝이고 있었다.
"왜 이런 짓을 했어?" 한도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조해원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와서? 이 모든 게 너희 때문인데?" 그가 손을 들어 올리는 순간, 기호가 몸을 날렸다. "XX, 이 자식!" 두 사람은 거칠게 뒤엉켰고,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한도는 소룡을 부축하며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세요, 팀장님. 여길 나가야 해요."
그때,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조해원의 얼굴이 굳어졌다. 기호는 헛웃음을 지으며 피 묻은 입술을 닦았다. "끝났어." 경찰이 창고로 들이닥쳤고, 조해원은 저항할 틈도 없이 제압당했다. 소룡은 흐릿한 시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긴 싸움이 끝났다.
병원으로 이송된 소룡은 희미한 의식 속에서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조해원의 얼굴, 그리고 그가 남긴 마지막 말. "진실을 알게 되면, 후회하게 될 거야." 창밖으로 빗방울이 떨어졌다. 폭풍은 지나갔지만, 남겨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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