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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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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isneyplus

 

김봉석은 잠에서 깨며 발목에 찬 모래주머니의 묵직함을 느꼈다. 그 무게는 그를 땅에 붙들어 매는 유일한 방패였다. 그는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능력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엄마 미현은 아침을 준비하며 걱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오늘은 조심해," 그녀가 말했다. 봉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집을 나섰다. 부엌에서 풍겨오는 된장찌개와 불고기의 향기는 잠시나마 마음을 따뜻하게 했지만, 곧 다가올 하루의 긴장이 그를 다시 휘감았다.

 

학교로 향하는 길, 봉석은 숨을 고르며 걸었다. 그는 늘 파이를 외우며 마음을 다잡았다. "3.1415926535..." 숫자가 머릿속을 채우며 몸이 떠오르려는 충동을 억눌렀다. 개학 첫날, 교실은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그때, 강원도에서 온 전학생 장희수가 소개되었다. 그녀는 조용한 자신감으로 주변을 압도했고, 봉석은 문득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묘한 떨림을 느꼈다.

 

수업 시간, 봉석은 책상에 앉아 가방을 양쪽에 걸어놓았다. 미현이 늘려준 모래주머니가 발목을 단단히 잡아주었지만, 졸음이 몰려오며 몸이 살짝 흔들렸다. 그는 급히 파이를 다시 읊었다. "3.14159265358979..." 가까스로 몸을 붙잡았다.

 

버스에서 만난 희수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그녀는 봉석이 버스비를 대신 내주자 "고맙다, 다음에 갚을게"라며 웃었다. 그 미소가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한편, 미현은 집에서 봉석의 옷을 정리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살이 너무 빠졌어," 그녀는 중얼거리며 모래주머니 무게를 늘릴 생각을 했다. 그때, SNS에서 이상한 소식을 발견했다. 게시물들이 하나둘 삭제되고 있었다. 불안이 그녀를 감쌌다.

 

멀리, 어두운 사무실에선 진천이라는 남자가 의문의 인물 프랭크와 맞섰다. "왜 여기 왔어요?" 진천이 묻자, 프랭크는 "딜리트"라며 싸움을 걸었다. 격투 끝에 진천은 쓰러졌고, 그 죽음은 비밀 속에 묻혔다.

 

학교에서 돌아온 봉석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미현에게 말했다. "엄마, 무게 좀 늘려 주세요." 그는 오늘의 아슬아슬한 순간들을 떠올렸다.

 

희수와의 만남, 떠오르려는 몸, 그리고 이유 모를 불안감. 미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들의 손을 잡았다. 밤이 깊어지며, 봉석은 생각했다.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그의 비밀, 그리고 다가오는 위험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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