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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원
밤이 깊어지며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주원은 무거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그는 떠났고, 나는 남았다.” 이듬해 안기부가 축소되며 블랙 팀은 폐지되었다. 주원은 홀로 과거에 갇힌 기분을 느꼈다.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조직 개편으로 그는 새 부서에 들어갔지만, 모든 것이 낯설었다. 직업을 잃을 수 없었기에 버텼다. 사무실은 분주했고, 그는 어색한 일상에 적응하려 애썼다.
어느 날, 붐비는 버스에서 가방을 놓고 내린 주원은 당황하며 사과를 연발했다. “죄송합니다, 잠깐만요…” 지희가 다가와 가방을 건네며 투덜거렸다. “또 놓고 내렸어?” 주원은 한숨을 내쉬며 미소 지었다. 집에 돌아와 지희가 물었다. “배고프지?” “응.” “고기 먹자.” 풀벌레 소리 사이로 두 사람은 평온한 시간을 보냈다. 결혼식 행진곡을 흥얼거리며 지희가 말했다. “빨리 씻어, 고기 먹자.”
사무실에서 주원은 컴퓨터 오류음에 한숨을 쉬었다. 지희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오늘 무슨 날이야?” “한 달에 한 번 고기지.” 주원은 소주 없이 삼겹살이 밍밍하다며 투덜거렸고, 지희는 웃으며 말했다. “술을 맛으로 마시나? 물 같은 거지.” 주원이 말했다. “취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지희가 물었다. “일이 힘들어?” “힘들지 않아서 힘들어.” 현장이 그리웠다. 그는 세상에서 쓸모없어진 기분을 털어놓았다. 지희는 쌈을 크게 싸며 말했다. “넌 나의 쓸모야. 난 너의 쓸모고.” 주원은 목이 메였다. “쌈이 너무 커서…”
며칠 뒤,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신 주원은 집에 돌아와 지희에게 말했다. “스물네 병 마셨어.” “안 취했어?” “응.” 지희는 가방을 사달라는 말에 “미안해, 사 줄게”라며 위로했다. 주원은 속삭였다. “행복하다. 이렇게 살자.” 하지만 뉴스가 평온을 깨뜨렸다. “북한 잠수정이 강릉 해안에 좌초…” 무장간첩 침투 소식에 사무실이 술렁였다. 용준이 나타나 말했다. “자네 쓸모는 이런 게 아니었잖아. 기회가 왔어.” 주원은 고민에 빠졌다.
현장으로 투입된 주원은 군복으로 갈아입고 수색에 나섰다. 총격전 속, 그는 적과 마주쳤다. 찬일이 외쳤다. “니가 기력자네?” 격투 끝에 찬일은 도망쳤고, 주원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지희에게 말했다. “센서 등 고쳤네?” 지희는 울먹이며 “응”이라고 답했다. 주원은 약속했다. “걱정 마. 희수 내가 잘 키울게.” 지희의 흐느낌 속, 그는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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