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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isneyplus

바람은 차갑게 불었다. 세옥은 숨을 고르며 어두운 거리를 걸었다. 휴대전화가 진동하자 그녀는 화면을 확인했다. 우영이었다. “교수님 MRI 봤어.” 우영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세옥은 이를 악물었다. “수술하면 되잖아. 내가 할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림 없이 울렸다. 우영은 한숨을 쉬었다. “니 눈엔 그게 가능해 보여?” 세옥은 대답 대신 전화를 끊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 하나 없는 밤이었다.

 

 

서 실장은 창고로 쓰이는 낡은 수술실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교수님 진짜 민 사장 죽였을까요?” 세옥은 컴퓨터 화면을 뚫어지게 보았다. “죽였지.”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서 실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안 생기신 분이…” 세옥은 말을 끊었다. “신경 쓰지 마. 알아서 했겠지.” 그녀의 눈은 차가웠다. 서 실장은 입을 다물고 물러났다. 컴퓨터 화면엔 덕희의 과거 수술 영상이 떠 있었다. 세옥은 마우스를 클릭하며 혼잣말했다. “최고였지, 그땐.”

 

경찰서 복도에서 동영은 세옥을 마주했다. “최덕희, 스토킹했지?” 그의 눈은 날카로웠다. 세옥은 피식 웃었다. “스토킹? 내가 왜?” 동영은 테이블을 툭 쳤다. “광교사에도 갔잖아. 덕희 때문에.” 세옥은 눈을 가늘게 떴다. “선생님이 아는 거 전부 말해줘요.”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동영은 한숨을 쉬며 의자를 끌었다. “최덕희 약점이 너야. 민 사장 죽인 것도 너 때문이고.” 세옥은 숨을 멈췄다. 그녀의 손이 주먹으로 굳었다.

 

수술실을 준비하며 현호는 세옥에게 물었다. “최 교수님 수술, 진짜 하실 건가요?” 세옥은 창고에 쌓인 짐을 치우며 대답했다. “해야지. 살리고 봐야지.” 현호는 망설이다 말했다. “종양이 동맥을 감싸고 있어요. 혈관 이식까지 해야 할지도.” 세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잘못될 일 없어.” 그녀의 눈은 단호했다. 현호는 더 묻지 않고 짐을 옮겼다. 멀리서 서 실장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아가씨, 중요한 분이시죠?”

 

덕희는 라 여사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셨다. “그 친구, 아직 모르지?” 라 여사가 물었다. 덕희는 잔을 내려놓았다. “알아서 뭐해. 어차피 알게 될 거야.” 그의 목소리는 무덤덤했다. 라 여사는 눈썹을 찌푸렸다. “화낼 거 같은데.” 덕희는 웃었다. “그 성질에 난리칠 거지. 상처도 받겠지.” 그는 한숨을 쉬었다. “살아간다는 게 다 그런 거야.” 라 여사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인 줄 알았으면 안 했을 거예요.” 덕희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못 하겠으면 하지 마.”

 

세옥은 전화를 걸었다. “선생님, 수술실 구했어요.” 덕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금식? 내 컨디션은 내가 알아.” 세옥은 단호히 말했다. “내일 저녁에 모시러 갈게요.” 덕희는 거절했다. “주소 보내. 내가 갈게.” 통화가 끊기자 세옥은 전화기를 내려다봤다. 그녀의 눈에 불안이 스쳤다. 어둠 속에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세옥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걸음을 재촉했다. 멀리서 차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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