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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옥은 차가운 거리에서 숨을 몰아쉬었다. 휴대전화가 진동하자 화면을 확인했다. 두봉의 문자였다. “선생님 찾았습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차에 올라탔다. 엔진 소리가 어둠을 갈랐다. 최덕희를 찾아야 했다. 도망치려는 그를, 죽음 앞에서조차 고집을 꺾지 않는 그를 붙잡아야 했다.
경찰서에서는 동영이 책상에 앉아 한숨을 내쉬었다. “최덕희, 공개 수배됐습니다.” TV에서 앵커 목소리가 울렸다. 동영은 이를 악물었다. “내가 잡는다.” 그의 눈은 날카로웠지만, 마음 한구석엔 덕희와의 거래가 무겁게 얹혀 있었다. “죽기 전에 연락한다며.” 그는 주먹을 쥐었다.
한편, 현호는 덕희와 마주 앉아 있었다. 덕희의 얼굴은 창백했다. “수술 포기하세요.” 현호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덕희는 고개를 저었다. “세옥이가 할 거야.” 그의 눈은 단호했다. 현호는 한숨을 쉬었다. “이 상태론 못 살려요.” 덕희는 웃었다. “모든 인간이 평온한 죽음을 원하는 건 아니야.” 그의 말에 현호는 말을 잃었다.
세옥은 두봉과 함께 덕희를 찾았다. 좁은 골목, 낡은 건물 앞에서 덕희가 서 있었다. “왜 도망쳐!” 세옥의 목소리는 떨렸다. 덕희는 담담히 대답했다. “도망이 아니야. 끝나는 거지.” 세옥은 눈물을 삼켰다. “내가 살릴 거야.” 그녀의 손이 떨렸다. 덕희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죽어야 네가 살아.”
그 순간, 동영이 나타났다. “정세옥, 멈춰.” 그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세옥은 돌아섰다. “간호사는 내가 죽였어.” 그녀의 고백에 동영은 이를 악물었다. “수술하지 마.” 세옥은 코웃음을 쳤다. “내가 할 거야.” 둘의 눈이 마주쳤다. 긴장 속에서 두봉이 끼어들었다. “선생님, 가시죠.” 덕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술실로 향하는 길, 세옥은 덕희를 바라봤다. “왜 날 이렇게 만들어?”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졌다. 덕희는 미소 지었다. “너한테 다 주고 싶었어.” 세옥은 눈을 감았다. “살아줘.” 덕희는 대답 대신 손을 잡았다. “약속 지킬게.”
수술실 문이 열렸다. 세옥은 가운을 입었다. “시작하겠습니다.” 블레이드 끝이 빛났다. 심전도계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그녀의 손은 흔들림 없었다. 덕희의 숨소리가 약해졌다. 세옥은 이를 악물었다. “실패하지 않아.” 그녀의 눈에 불이 붙었다. 수술은 시작됐고, 모든 것이 그 순간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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