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의 법칙 새벽 공기는 차가웠다. 텅 빈 거리에서 가로등 불빛이 흔들렸다. 휴대폰을 손에 쥔 남자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전송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떠오른 메시지, "저 고백하고 싶은데요." 그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뭐?" 반대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가 닥터 트리거예요." 정적이 흘렀다. 상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봐." 가까스로 나온 대답은 떨리고 있었다."직접 봤거든요. 트리거 불륜 커플." 남자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정확한 팩트만 올렸어요. 제가 한 건 그게 전부고, 그 뒤의 나머지는 전부 다… 어떤 미친 XX가 제 아이디를 훔쳐서…" 상대는 여전히 말을 잇지 못했다. 남자는 조용히 덧붙였다. "커밍아웃한 ..
사랑의 꿈 도시는 어둠 속에서 잠들 줄 몰랐다. 차가운 가로등 불빛이 젖은 도로를 비추고, 네온사인이 간판 위에서 번쩍였다. 한 남자는 인적 없는 골목길을 조용히 걸었다. 그가 손에 쥔 것은 작은 녹음기. 버튼을 누르자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사랑이라고 믿었어. 그런데 그게… 꿈이었을까?" 그는 녹음기의 소리를 조용히 듣다 피식 웃음을 흘렸다. "꿈이든 뭐든, 이제는 상관없어." 발길을 돌려 걸음을 옮기던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을 보자 손끝이 떨렸다.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신호음은 끊겼다. 그리고 도로 맞은편,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오랜만이야."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그 속에는 쉽게 가려지지 않는 감정들이 엉켜 있었다. 남자는 깊은 한숨을 쉬며 걸어갔다. ..
값질 거리는 비에 젖어 어둡게 빛났다. 우산도 없이 서 있던 한 PD는 젖은 머리를 넘기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비를 맞고 그래요, 애도 아니고." 그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걱정이 묻어 있었다. 조용히 비를 맞던 상대는 아무 말 없이 허공을 응시했다. "저기서 약 좀 사 올 테니까 계세요." 한 PD는 그렇게 말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춘 것은 갑작스러운 굉음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포클레인이 멈추고, 사람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한 PD!" 익숙한 목소리가 비명을 뚫고 들려왔다. 그는 곧바로 뛰었다. 학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쓰러진 아이가 비에 젖어 떨고 있었다. "다쳤어요?" 누군가 물었고, 떨리는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괜, 괜찮니?"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상..
카메라는 힘이 쎄!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임없이 울린다. 기자들의 질문 세례가 공기를 가득 채운다. "사퇴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사진을 찍은 남성과 일반적인 연인 관계가 맞습니까?" 그들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쏠린다. 조명이 밝아지고, 숨이 가빠진다. 한 여성은 입술을 꾹 깨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침묵이 더욱 거센 파도를 불러온다. "한 말씀 해 주십시오!" "현재 심경이 어떠십니까?" 그때였다. "여기서 찍은 사진들, 그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낮고 단호한 목소리가 기자들의 웅성거림을 가른다. 군중 속에서 한 남자가 앞으로 걸어나오며 손을 뻗는다. "지금 이 상황,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법원 앞, 사람들은 소리치며 손가락질한다. "이게 간밤의 범죄랑 뭐가 다릅..
루저를 위하여 사이렌 소리가 도시의 밤을 가른다. 희미한 가로등 아래, 피로 얼룩진 거리를 지나 누군가가 황급히 뛰어간다. "사람들 너무해, XX!" 기호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불만을 토해낸다. 그의 옆에서 소룡이 냉정하게 중얼거린다. "미필적 고의가 아니라, 이건 완전 고의야." 한도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반박한다. "아닌데요." 하지만 기호는 분노를 참지 못한 채 책상을 내리친다. "지금 사무실을 박살 내고, 사람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는데, 이게 고의가 아니라는 거야?" 어둠 속에서 자동차 시동이 걸리고, 누군가 다급히 뛰어온다. "황 기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황 기자는 망설임 없이 차에 올라탄다. "빨리 타, 시간 없어." 문이 닫히고, 차량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비가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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