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폭우가 쏟아지는 밤, 공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둥둥거리는 소리와 보글거리는 기계음이 뒤섞인 가운데, 음산한 바람이 창문을 두드렸다. 노 교수의 목소리가 무거운 공기를 뚫고 나왔다. “어제 갑자기 회사에서 공장을 덮쳤나 봐.” 그의 말에 담긴 불안은 숨길 수 없었다. 요네스 박사와 연구원들은 억류되고, 회사 놈들이 공장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자료는 대부분 폐기했지만, 문제는 요네스 팀이 샘플 하나를 남겨뒀다는 점이었다. 그 샘플은 이미 회사 손에 넘어갔다. 최 국장의 침착한 대답이 이어졌다.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 제가 잘 정리할 테니까 너무 걱정 마세요.” 정진암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뒤, 전화기 내려놓는 소리가 방 안을 울렸다. 밖에서는 빗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같은 시각, 관 여사는 차를 홀짝이며 최 국장과 마주 앉아 있었다. “언젠가 이별이라지만 이런 상황이 좀 갑작스럽긴 하네요.”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눈빛엔 씁쓸함이 스며 있었다. 최 국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희가 죄송하죠. 그동안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여사님.” 대화는 과거로 흘렀다. 관 여사는 최 국장을 처음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그의 선배들이 유난히 그를 챙겼던 모습이 기억났다. “지나고 보니 그분들, 진작부터 자기들 뒤를 생각했던 거였어요.” 최 국장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근데 아무래도 선배님들이 사람을 잘못 보신 모양입니다.” 관 여사는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럴 리 없죠. 그 양반들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희생하면서까지 남겼다면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그녀의 위로에 최 국장은 작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곧 무거워졌다. 관 여사는 더 이상 뉴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안테나들이 모조리 부러졌어요. 헤드 원 재팬에서 보냈더군요. 그쪽 악어들 짓이에요.” 그녀는 체념한 듯 말했다. “이쯤 됐음 저도 도망갈 곳은 없지 않을까요?” 최 국장은 굳은 표정으로 마지막 정보를 건넸다. “헤드 원 재팬이 주문한 스웨덴제 이동식 금고, 입항 날짜랑 도면이에요. 시간이 촉박하네요.” 프로그램 종료 여부를 묻자 그는 단호히 부정했다. “저쪽 동선을 파악해 뒀습니다. 다시 찾아올 겁니다.” 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밖에서 소란이 들렸다. 관 여사의 수하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최 국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난이도가 꽤 높네요.”
장면은 바뀌어 자경이 등장했다. 겨울 해가 길게 늘어진 황량한 시화 공단 주차장. 그녀는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했다. “문신을 보고 알았다. 그 큰 덩치를 이 작은 가방에 밀어 넣다니.” 감정은 무덤덤했다. “딱히 슬프진 않았다. 언젠간 겪을 일, 지금 닥쳤을 뿐이거든.” 그녀와 아버지는 은퇴를 꿈꿨었다. 동남아에서 펍을 열고 여유롭게 살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절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고,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총성이 울리고, 조직원들의 신음이 공기를 채웠다. 자경은 한숨을 삼켰다.
모용의 해장국집에서 자경은 그와 마주했다. “나 작업 하나만 해 주라.” 모용이 제안한 건 스웨덴제 특수 금고였다. “난이도가 조금 높아. 채 선생 그리되고, 이제 너밖에 없잖아.” 자경은 거절했다. “됐어, 안 해.” 그러자 그녀 안의 또 다른 목소리, 오빠의 인격이 튀어나왔다. “왜 네 맘대로 결정해?” 다중 인격의 갈등 속에서 모용은 애원했다. “너희 개털이잖아. 아버지 찾느라 다 털어먹었을 거고. 마지막으로 도와주라. 잔금 두 배에 보너스까지 줄게.” 자경은 침묵했다. 밖에서 자동차 엔진음이 멀어졌다.
폭우 속, 요네스는 총을 들고 외쳤다. “나오라고, XX!” 총성이 터지고, 누군가 쓰러졌다. 같은 시각, TV에서는 춘천 댐의 수위가 위험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보도가 흘렀다. 모용은 조 과장과 밥을 먹으며 긴장된 대화를 나눴다. “회사에서 신원 금방 딸 거야.” 조 과장은 냉소적으로 답했다. “뭐, 이런 일 하루 이틀인가?” 그들의 대화는 팽팽한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한편, 자경은 갈대밭에서 범죄자들과 맞닥뜨렸다. 피해자의 애원이 허공을 맴돌았다. “살려 주세요, 제발.” 범죄자는 비웃었다. “다 뻥인데, 그걸 진짜 믿었어?” 자경이 끼어들며 상황은 급변했다. “너 누가 네 맘대로 뽑으래?” 뼈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피가 튀었다.
최 국장은 노 교수와 함께 안전한 곳으로 향했다. “요네스 박사나 인력들 모두 안전하답니다.” 교수는 안도하며 말했다. “그럼 우리만 잘 숨으면 되겠구나.” 멀리서 새소리가 들렸다. 한편, 폴은 영상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감당도 못 할 걸 왜 자꾸 만드냐?” 이어폰 속 목소리가 답했다. “만들어진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원래 존재하던 걸 찾아낸 것 같습니다.” 폴은 차갑게 명령했다. “좋아, 한국 가자. 거기 정리 좀 하게.” 서울의 추운 바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K-Drama'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폭군 / The Tyrant : 3화 (2024) / 리뷰 / 줄거리 요약 (0) | 2025.04.02 |
|---|---|
| 폭군 / The Tyrant : 2화 (2024) / 리뷰 / 줄거리 요약 (0) | 2025.04.02 |
| 보물섬 / Buried Hearts : 12화 (2025) / 리뷰 / 줄거리 요약 (0) | 2025.04.02 |
| 보물섬 / Buried Hearts : 11화 (2025) / 리뷰 / 줄거리 요약 (0) | 2025.04.02 |
| 보물섬 / Buried Hearts : 10화 (2025) / 리뷰 / 줄거리 요약 (0) | 2025.04.01 |
- Total
- Today
- Yesterday
- buried hearts
- 조명가계
- 킬러들의 쇼핑몰
- 무빙
- 지배종
- Disneyplus
- the tyrant
- light shop
- uncle samsik
- hyper knife
- blood free
- Moving
- 트리거
- 하이퍼나이프
- 폭군
- 삼식이 삼촌
- unmasked
- big bet
- 보물섬
- A Shop for Killers
- 카지노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6 | |
| 7 | 8 | 9 | 10 | 11 | 12 | 13 |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 28 | 29 | 30 | 3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