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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과 공전
무거운 음악이 방 안을 채웠다. 삼식이는 눈을 감은 채 숨을 골랐다. 혁명군의 손에 끌려온 그의 앞에 기철이 서 있었다. “저한테 맞서지 말라 그랬잖아요.” 기철의 목소리가 차갑게 울렸다. 삼식이는 대답 대신 한숨을 내뱉었다. “누구 생각이에요? 삼식이 삼촌이에요, 김산이에요?” 기철이 다시 물었다. 삼식이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 내가 먼저 썼잖아요.” 어두운 음악이 깊어지며 긴장이 감돌았다. 기철은 냉소를 지었다. “사냥이 끝났다고 사냥개를 잡아먹습니까?” 삼식이가 애원하듯 물었다. 그러나 기철의 대답은 단호했다. “사냥개가 지가 사람인 줄 알더라고. 식탁 위에 왜 올라와요?” 발소리가 멀어지며 빗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왔다.
장면이 바뀌었다. 산은 연설대에 서서 힘찬 목소리로 외쳤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수출 주도형 국가로 체제를 바꿀 것입니다.”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카메라 셔터음이 울리며 그가 말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태평양이 우리 앞마당처럼 수출품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대규모 토목 공사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산은 담담히 답했다. “10년 뒤에 다시 받겠습니다.” 또 다른 기자가 물었다.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요?” 산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연인원 900만 명이 동원되는 사업입니다. 실업 구제와 기술력 향상이 무형의 자산이 될 것입니다.” 차분한 음악이 흐르며 레이첼이 다가와 웃었다. “축하드립니다.” 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입니다.”
다시 삼식이가 떠올랐다. 그는 안대를 쓴 채 끌려가며 산을 찾았다. “장관님?” 산이 대답했다. “예, 삼촌.” 안대가 풀리자 삼식이는 힘없이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산은 말문이 막혔다. 삼식이가 말을 이었다. “저 이제 죽으러 가요. 밥 한 끼, 빵 한 조각에 아등바등 사는 거 너무 지쳤습니다.” 산이 울먹이며 막으려 했지만, 삼식이는 고개를 저었다. “장관님처럼 순수한 분을 정치판에 끌어들여 때를 묻히고 더럽힌 게 마음 아팠어요.” 산은 흐느끼며 말했다. “삼촌이 사람 잘못 봤어요. 저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다 위선이에요.” 삼식이가 조용히 말했다. “제가 거짓말한 게 있어요. 피자 맛을 몰라요. 구경만 해 봤지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습니다.” 산은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느끼하고 맛없어요, 삼촌.” 두식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빨리 가!” 산이 외쳤다. “안 돼요!” 그러나 삼식이는 끌려갔다.
총성이 울렸다. 정적이 흐르며 애잔한 음악이 깔렸다. 삼식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우리 장관님은 시루떡 같은 사람이에요. 부풀어 오르는 데 시간도 걸리고 보기에도 투박하지만, 입에 들어가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그의 마지막 말이 허공에 남았다. 산은 연설을 끝내고 무대를 내려왔다. 기철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삼식이가 뒤에서 일을 꾸미는 게 천성이고 관성이에요.” 산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혁명은 끝났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삼식의 빈자리는 채울 수 없는 무게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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