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만나고 싶어화면은 어둠 속에서 깨어났다. 주제곡이 흐르며 심장을 두드렸고, 긴장감이 방 안을 감쌌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허일도의 목소리가 무겁게 울렸다. “내일부터 회장 비서실 복귀한다는 말씀 드리려고 기다렸습니다.” 그의 말은 차갑고 단호했다. 상대는 굳이 이 방까지 찾아올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툭 내뱉었지만, 허일도는 멈추지 않았다. “사실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이어진 침묵 속, 서동주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끼어들었다. “허 대표님은 저, 서동주를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살인 미수범입니다.” 웅장한 음악이 터지며 공기가 팽팽해졌다. “앞으로 그 약점을 제가 잘 활용하겠습니다.” 서동주는 단호하게 말을 맺고, 회사에서 보자는 인사와 함께 자리를 떴다. 허일도는 혼잣말처럼 중..
총, 여깄습니다, 선생님화면이 어둠 속에서 깨어났다. 주제곡이 흐르며 심장을 두드렸고, 곧이어 어두운 음악이 귓가를 파고들었다. 장선의 시원한 탄성이 공간을 채웠다. "음…" 그는 한숨을 내뱉으며 와인 잔을 들었다. "남은 와인은 축배로 마셔야지." 그의 목소리는 묵직했고, 그 뒤에 이어진 말은 더 무거웠다. "우리 조카며느리 결혼 전 동거한 사내를 못 잊고, 그 사내와 재결합을 꿈꿨지." 장선의 한숨이 깊어졌다. "그 사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우리 조카며느리, 여은남이 죽은 사내를 따라 요단강을 건넜네." 그의 목소리엔 분노와 체념이 뒤섞여 있었다. "우리 희철이는 어떡하라고, XX 년." 장선은 와인을 내려놓고 씹는 소리를 내며 말을 이었다. "희철이가 상속할 여은남 주식, 죽은 지 아비 여순호한..
빛눈 내리는 밤, 조명 가게의 불빛이 골목을 은은하게 밝혔다. 형사 양성식은 문 앞에 서서 숨을 골랐다. 귀신 나온다는 소문에 끌려 또 이곳에 왔다. 문이 열리자 김상훈이 웃으며 맞았다. “또 오셨네요?” 성식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 한 잔을 건네받으며 두 사람은 말을 섞었다. “자네가 나를 구한 거야.” 성식이 말했다. 상훈은 담담히 대답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그곳에서 헤매던 날들, 조명 가게로 이끌던 손길이 떠올랐다. 상훈은 이제 떠난다고 했다. “공석이 생겼으니 맡아주겠나?” 성식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시각, 병원 복도에선 영지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낯선 남자가 다가와 “왜 날 외면했어?”라며 소리쳤다. 영지는 당황하며 뒷걸음쳤다. “누구시죠?” 남자는 ..
사후세계 비가 내리는 밤, 조명 가게의 불빛이 골목을 희미하게 비췄다. 형사는 숨을 몰아쉬며 문 앞에 섰다. “밤이 끝나지 않아요”라는 사장의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곳이 이상한지, 자신이 이상한지 알아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스쿠터 소리를 쫓아 골목을 헤매던 그는 늘 이 가게로 돌아오곤 했다. 문을 열자 사장이 조용히 맞이했다. “손님, 이미 빛을 찾지 않았습니까?” 형사는 그 말에 멈칫했다. 대체 무슨 뜻일까. 같은 시각, 병원 중환자실에선 영지와 신입 간호사 부영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강병진은 산에서 저체온증으로 쓰러진 남자였다. 구조견 맥스가 그를 구하려 끝까지 곁을 지켰지만, 맥스는 돌아오지 못했다. 병진은 혼잣말로 개 짖는 소리에 화를 내며 “잡히면 메가지 따 뿐다!”고 중얼거렸다...
3일장염습사는 신입에게 물었다. "왜 삼일장을 지내는지 알아?" 신입이 "유족이 모이는 시간 아니냐"고 답하자, 염습사는 고개를 저으며 "옛날엔 혹시 살아날까 3일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떠나는 이도 이별 시간이 필요해. 그게 마지막 예의야"라며 덧붙였다. 한편, 현민은 문을 두드리며 "이지영, 사랑해!"라고 외쳤지만, 대답은 없었다. 힘겹게 "김현민"이라 이름을 부르던 그는 쓰러졌다. 유품 정리사들은 지영의 집에 도착했다. "밤도둑처럼 할 일인가요?"라며 투덜대던 중, "고인이 농아인이었나 봐"라며 이상한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아직 못 떠나신 거 같다"며 급히 나갔다. 같은 시각, 현주는 집으로 향하며 개 짖는 소리에 놀랐다가 "너 잡히면 큰일 나"라며 달랬다. 문 앞에서 "엄마!"라 부르며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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